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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30] 아내

이몽식 2021.05.30 06:26 조회 수 : 180

딸 아이 시집가는 날

아내가 참 많이 생각나서

집에 조용히 돌아와

낡은 옛 인화 사진을 보다가

문득 확인한 사실은

아내와 그 흔한 다정하게 손목잡고

찍은 사진 한 장 없다

뜨겁게 포옹한 사진 한 장 없다

낮 뜨겁게 연출한 사진 한 장 없다

맨 아이들 사진 밖에는

물론 그 시간은 그랬지

더욱이 체면 차리느라 그랬다

참 열심히 살았는데

뜨겁게는 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비가 오면

더욱 푸르러 지는 풀잎처럼

더욱 푸르게 흐르는 강물처럼

세월이 가면 갈수록

아련히 마음 속 깊이

멀리 퍼져가는 향기로

더욱 또렷해지는

거기 그 자리

없는 듯 있는 듯

아이들 속에서

웃고 있는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