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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아이들의 항변

이몽식 2017.02.26 19:42 조회 수 : 1605

나는 나에요.

나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말아주세요.

누구네 집 아이는 뭘 잘한다는 이야기 좀 하지 말아 주세요.

나도 잘하는 것 많은데 그것 좀 칭찬해주세요.

제가 공부를 못하는 것이지 안 좋은 아이는 아니에요.

공부를 못하면 다른 것도 못할 것이라고 짐작하지 마세요.

그리고 공부를 못하는 것도 마음대로 안되는 것 뿐 이어요.

어른들도 안되는 것 많으면서 왜 내가 안되는 것만 야단치지요?


어른들은 늘 우리들에게 오늘 할 일을 미루지 말라고 하면서

왜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일은 나중에 하라고 하지요?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대학을 졸업한 뒤에,

직장을 가진 뒤에 해도 된다고 해서 다 미루었는데

성인이 된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왜 아무 것도 없는지요?


제발 자기 감정대로 말해 놓고서

내가 너를 사랑해서, 너를 위해서 그랬다고 말하지 마세요.

그냥 그럴 때는 내가 그래서 화가 난다고 정직하게 말해주세요.

그리고 내가 화가 나서 그랬다고 사과해주세요. 

 

어릴 때부터 내가 뭔가에 호기심을 가질 때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네가 어려서 아직 몰라서 그렇지....

하면서 어른들이 다 결정해 주어서

저는 아직도 아무 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리고 멀리 못 본다고 야단치지 말아 주세요.

저는 아직 어려서 가까운 것 밖에 보이지 않아요.

멀리 미래의 꿈을 가르쳐 주시는 것은 좋지만

저는 지금 제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금 내 발밑에 뭐가 있는지 먼저 잘 가르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