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이
가까이 다가오면
멀리서 아련히 들려오는
엄마 발자국 소리에
이미 보름달이
뜨고 지고를
몇 번이고 반복하다
잠이 들어버린다
정작
엄마가 오셨을 땐
기쁜 내색 감추고
아무 말도 잊지 못하다
엄마의 정성과 사랑으로
차린 상 앞에 앉아
그리움에 목이 메여
예쁜 송편이 가시처럼
목구멍에 걸린다
만남도 잠깐
쏜살같이 하루가 지나고
헤어져야 할 시간
엄마에게 잘 가라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흔들고 돌아서자
참았던 눈물이 터지면서
엄마 보고 싶었어
엄마 같이 가면 안돼
가슴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큰 소리는
우주를 흔들지만
보고 싶은 마음이
모든 것을 삼켜 버리고
아무 소리 없이
휘영청 보름달만
다음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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