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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7] 성내천 노을빛에 서서

이몽식 2016.07.17 01:52 조회 수 : 1749

어스럼

기울어 가는

성내천 저녁 노을빛에

하늘은

파란 얼굴을

밤에게 내어주기

아쉬운 듯

선명하게

작은 몇 개의

흰 구름과 함께

붉은 춤을 추며

남한산의 자태를

흔들어 깨울 때


당신 앞에 나는

뚜껑 없는

빈 항아리처럼

그 자리에

꼼짝없이 서서

어둠에 소멸되지 않는

하늘을 담고

바람을 담고

구름을 담고

노을을 담고

그렇게

마음 아귀까지

당신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