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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4] 겨울밤의 참회(懺悔)

이몽식 2016.02.14 02:51 조회 수 : 2185

하루를

시작할 때마다

마음에 별을 담아

아침을 주시건만

내 삶은 여전히

말씀이 떡이 되지 못하고

밤새 몸살로 뒤척이며

끙끙거린 신음처럼

소리로만 남아있습니다

 

하루 일과도

맑은 하늘에

하얀 구름을 듬뿍

담아 주시건만

내 삶에 진치고 있는

무거운 장막을

거두지 못하고

쫓기는 하루 일과에

무심한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갑니다


분명 죽음과

부활의 실체를

삶의 아픔과 고통으로

내 영혼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이 되었건만

아직도 삶을 사명으로

누리지 못하고

값싼 웃음과 말로

목숨을 연명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찬바람 부는 산에

홀로 서 있는

설목(雪木)이 되어

참회(懺悔)로 나를

다듬이질 하는 겨울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