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5-11-08] 설악단풍

이몽식 2015.11.08 03:01 조회 수 : 2091

온 산을 물들인

설악의 단풍은

하나님 나라를 이리로

잠깐 옮긴 듯

저리도 고운 자태로

푸른 도화지에 색칠하고

이쁜 입술로 온 땅에

교향악을 연주하고

그의 영광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구려


더욱 강렬하게

타들어가는 단풍은

빨갛게 물들인

그리움의 고해성사를

한 움큼 마음에 담아

푸른 하늘을

제단 삼아

온 몸을 불살라

제물로 드리네


어제 내린

비바람에

한 잎 두 잎 떨어져

땅에 떨어진 단풍은

그토록 아름다웠던 시간과

진한 슬픔도

앙상한 가지에

훌훌 벗어 버리고

이 땅의 순례자 되어

다시 만날 소망을 담아

비선대의 깊은 계곡에

기도의 울림으로 올라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