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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26] 4월에

이몽식 2015.04.26 02:13 조회 수 : 2746

그 모진 추위를 뒤로 하고

땅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생명의 움을 틔우고

밤새 잠 못 이루며

모든 꽃들이 여기 저기

새순을 터뜨리며 피워낼 때

난 무척이나 행복했다

 

매일 눈만 뜨면

여기 저기 눈부신 빛깔로

수놓는 화사한 꽃들로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밤마다 환하게 밝히는

꽃들의 등불에 연주되는

사랑의 노래에 황홀했다


수많은 꽃을 피워내고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하나 둘 꽃들이 흩날리고

봄비가 온 대지를 적시며

꽃이 모두 땅에 떨어져

꽃과 잎사귀가 결별할 때

아름다운 추억은

아픈 마음을 들쑤시며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힘겹고 고통스럽게 하였다


이제

4월을 보내며

푸른 연두 빛 나무에

다시 피어낼 꽃들이

하얀 옷 입고

산 넘고 물 건너

단숨에 뛰어와

다시 만날

그리운 얼굴들로

부활의 노래를 부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