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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8] 2014년을 보내며...

이몽식 2014.12.28 07:24 조회 수 : 3332

올 한 해도

스치는 바람 지나듯

빨리 지나가는 것은

여느 해와 다르지 않는데

명치에 걸린 체처럼

지난 어둔 시간의 기억들이

내려가지 못하고

서성이고 있다


분명

올 한해도

소중한 시간들이

기억할 수 없이

빠르게 종종 걸음으로

지나갔건만

아련한 그리움 속의

아픈 기억들은

강을 건너지 못하고

멈추어 있다


오늘

한 장 남은 달력을 뜯어

한 해를 뒤로 하고 보니

일 년 삼백 육십 오일은

나를 만들어 가신

그 분의 가장 큰 선물

매일 흘렸던 눈물은

위로의 강물이 되어 흘렀고

매일 아리고 아픈 고통은

십자가에서 매일 죽고 살기를

반복하는 단련한 정금이 되었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의 정점(頂點)에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없는 삶을

기도했던 젊은 시인처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고

내게 주어진 길을 뚜벅 뚜벅 걸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