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 단풍 숲이
전부 옷을 벗고
헐헐 떠나간
텅 빈 겨울 골짝에
하늘 가득 메운
하얀 눈이 내려
시린 마음 덮어
한자락 그리움이
언 땅에 내린다
겨울 골짝
불어오는 바람에
벗겨진 나무 끝
뼈마디 마다 서린
아픈 마음도
날리는 은총의 눈발에
물 쏟듯
그분께 올려 드려
긴 겨울 기다림으로
송이송이 덮어버린다
어둡고 칙칙한
험한 겨울 골짝에도
소복히 눈이 쌓여
아름다운 것처럼
지난 고통의 발자국마다
따뜻한 흰 눈이 덮여
매섭고 추운 겨울날 내내
별 하나 가슴에 담아
허허 벌판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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