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엄동설한
모진 바람에
비밀스레
숨어 있던
봉우리가
따스한 봄볕에
견디다 못해
환하게 웃음 짓듯
송이 송이 터트려
눈부시게 피어났다.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여인의 속내처럼
진한 그리움
드러내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
떨어지기 아쉬워
하얀 꽃송이
온 대지를
날아다니며
서성거리는
산과 거리의 영혼을
멈추게 한다.
짧은 수십 여일을
온 몸 태워
사랑의 불꽃으로
환하게 세상을 밝혀
몸과 마음
욕심 없이
모든 애착
땅에 묻고
두 손 털고
일어서듯
봄비 따라
바람 따라
홀연히 떠난 자리에
진한 신록이 깃든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50 | [2013-05-19] 목자의 기도 | 이몽식 | 2013.05.19 | 4748 |
1249 | [2013-05-12] 울 어머니로만 사셨다 | 이몽식 | 2013.05.12 | 37513 |
1248 | [2013-05-05] 디아스포라 | 이몽식 | 2013.05.05 | 46747 |
1247 | [2013-04-28] 가족의 끈 | 이몽식 | 2013.04.28 | 7053 |
1246 | [2013-04-21] 새벽 봄비에... | 이몽식 | 2013.04.20 | 12593 |
» | [2013-04-14] 벚꽃의 삶 | 이몽식 | 2013.04.14 | 6588 |
1244 | [2013-04-07] 부활절에 다시 피는 꽃 | 이몽식 | 2013.04.07 | 11555 |
1243 | [2013-03-31] 부활의 아침 | 이몽식 | 2013.03.31 | 7407 |
1242 | [2013-03-24] 내가 죽은 십자가(十字架) | 이몽식 | 2013.03.23 | 12847 |
1241 | [2013-03-17] 십자가에서 들린 음성 | 이몽식 | 2013.03.17 | 7281 |
1240 | [2013-03-10] 얼굴 표정은 내 마음입니다 | 이몽식 | 2013.03.09 | 6867 |
1239 | [2013-03-03] 신화(神話)가 아닌 신앙(信仰) | 이몽식 | 2013.03.02 | 8506 |
1238 | [2013-02-24] 임직을 축하하면서 | 이몽식 | 2013.02.23 | 32074 |
1237 | [2013-02-17]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들 | 이몽식 | 2013.02.17 | 8639 |
1236 | [2013-02-10] 더 나은 본향을 사모하는 사람들 | 이몽식 | 2013.02.14 | 11692 |
1235 | [2013-02-03] 약함이 강함되어 | 이몽식 | 2013.02.02 | 8025 |
1234 | [2013-01-27] 또 다른 습관 | 이몽식 | 2013.01.27 | 7523 |
1233 | [2013-01-20]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 이몽식 | 2013.01.20 | 7988 |
1232 | [2013-01-13] 딸들의 외출 | 이몽식 | 2013.01.13 | 8615 |
1231 | [2013-01-06] 새해 새 마음 | 이몽식 | 2013.01.06 | 87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