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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39] 참된 예배는 삶에서 시작됩니다

관리자 2009.09.27 07:36 조회 수 : 5506 추천:22

『오래 전 토요일 밤이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시 서재로 가려는데 마침 아이들이 컴퓨터로 오락을 즐기고 있었다. 나도 아이들 틈에 끼어 잠시 오락을 즐겼다. 고작 15분이었다. 그리고 다시 서재에서 주일설교 준비를 계속했다. 다음 날 아침, 예배당에 들어가서 눈을 감았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눈을 감는 순간, ‘뿅’하는 소리와 함께 내 눈앞에 전자오락의 화면이 펼쳐진 것이다.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지만, 나는 그 순간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나는 목사다. 그리고 주일 1부 예배가 시작되기 전, 금요일 오후부터 근 40시간 동안 주일예배를 준비하면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40시간에 비하면 내가 전자오락을 즐긴 15분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 짧은 시간이었다. 그런데도 그 짧은 15분 동안의 영상이 나도 모르게 주일 아침까지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면, 아무 준비 없이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교인들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는가?』

위의 글은 지금 백주년 교회를 담임하는 이재철 목사님의 ‘새신자반’이라는 책에 나온 글입니다. 예배 준비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가장 최선의 예배준비는 삶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한 주간 특별새벽 기도회를 통하여 주신 은혜가 컸습니다. 한 주간 예배자 다윗을 통하여 말씀하시는 주님의 뜨거운 심장을 느끼고 회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윗의 삶은 한마디로 탁월한 삶입니다. 그의 탁월한 삶의 배후에는 탁월한 예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윗의 예배는 우리가 주일날마다 드리는 그런 예배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다윗의 예배에는 예배자의 삶이 있었습니다. 즉 그 탁월한 예배의 배후에는 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다윗의 마음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다윗의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사랑은 우리가 흔히 보는 종교적 제스추어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다윗의 삶 자체였습니다.

다윗에게는 왕으로서의 자기 입장과 체면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는 것에 그의 모든 관심은 쏠려 있었습니다. 즉 그의 모든 삶은 예배였습니다. 성전에서 드리는 예배는 물론이요, 왕으로서의 삶도 그는 예배자로 살았던 것입니다 그 결과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합한 자라”라는 말씀을 하나님께로부터 들을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주일날 함께 드리는 공동체 예배로, 예배의 의무를 다 했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주일날 드리는 공동체 예배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러나 그 주일 예배가 진정 예배되는 것은 6일 동안 삶의 현장에서 우리가 주님을 어떻게 섬겼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실 세상 삶의 현장에서는 교회처럼 우리의 신앙이 잘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삶의 현장에서도 여전히 주님은 우리의 왕이시며 예배의 대상입니다. 즉 직장에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주님의 로드쉽(주권)이 우리의 삶을 통하여 드러납니다. 삶의 현장에서 내게 맡겨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또한 나와 함께 하는 이들을 섬기고 사랑하는 일을 통해서 우리 주님이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면서 흔히 믿지 않는 자들과의 갈등을 이야기하면서 신앙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그러나 내가 믿는 것 때문에 믿지 않는 자들로부터 받는 조롱이나 핍박을 갈등이라고 해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갈등이 아니라 당연히 믿는 우리로서는 세상 속에서 감수해야 할 신앙의 모습이요, 복음의 기회입니다. 오히려 이런 모습이 없다면 세상 속에서 내가 진정 믿음으로 살고 있는지 자신의 신앙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진정한 예배는 삶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