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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39]버려야만 생명을 구할 수 있기에...

이목사 2005.09.26 02:11 조회 수 : 6864 추천:56

  지난 8월 27일자 조간 신문 1면 한구석에 실린 뉴스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훈훈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신문의 뉴스가 늘 어두운 소식만 접하다가 무더운 여름에 한줄기 비가 내리듯 우리 모두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식이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아름다운 회항’이라는 기사였습니다. 기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8월 26일 인천공항을 이륙한 대한항공 LA행 비행기가 항로에 접어든지 10분만에 긴급환자가 발생합니다. 엄마와 함께 탄 다섯 살 난 여자아이가 39도의 고열과 함께 의식이 혼미해지는 ‘열성 경련’증세를 보인 것입니다.

  승무원들은 응급조치을 하였지만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탑승객중 의사를 찾아 진찰을 받게 합니다. 그 의사 선생님은 환자가 이 상태로 LA까지 갈 수 없음을 진단하자 기장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결국 기수를 돌리기로 결정을 합니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다시 돌아가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모든 항공기는 공항 이착륙 무게에 제한이 있는데 그 날 비행기 최대 이륙중량은 388.7톤이지만 최대 착륙중량은 285.7톤이어서 착륙을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항공연료를 버려야만 했던 것입니다. 비행기 이ㆍ착륙 중량이 다른 것은 이륙은 활주로에서 날아오르는 것으로 끝나는 반면 착륙할 때는 랜딩기어가 활주로에 닿으면서 100t에 가까운 충격이 더해지기 때문에 항공기 안전을 위해 중량을 최대한 줄여야만 했던 것입니다.

  비행시간이 12시간 가량 소요되는 LA 노선은 태평양을 건너는 동안 100t 이상의 연료를 소모해야 도착지에서 무리없이 착륙이 가능하지만 이 항공기는 이륙 직후 인천공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장거리용으로 가득 채운 항공연료가 문제가 된 것입니다. 결국  선회 비행을 하던 항공기는 결국 긴급회항을 위해 인천 앞바다 부근 `항공유 방출구역'에 16만파운드(약 72.6t)의 기름을 쏟아 부은 뒤 오후 4시48분 인천공항에 착륙했습니다. 이날 버린 항공연료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4천만원 어치을 그냥 버린 것입니다.  비행기가 착륙 후 어린 환자는 곧바로 공항 의료센터로 직행, 정상을 되찾았고 비행기는 버린 만큼의 기름을 재급유한 뒤 그 비행기는 오후 6시22분 다시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보면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우상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 아직은 우리 사회가 돈보다 더 중요한 생명을 잃어 버리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감사가 있었습니다. 4천만어치의 기름을 버리면서까지 어린 아이의 생명을 구하는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 사회는 아직은 소망이 있습니다. 수많은 승객들의 시간을 빼앗아가면서 까지 어린 아이 아이의 생명을 보호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 사회는 따뜻합니다. 이처럼 생명을 구하는 일은 모든 것보다 우선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이 귀중한 생명들이 세상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끝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돈과 권력의 욕망의 이름으로 이 소중한 생명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한 육신의 어린아이를 구하기 위해 4천만원을 버린 항공사와 기장을 생각하면서 참 생명을 구원하는데 우리는 무엇을 버리고 있는가를 생각해 봅니다. 새 생명 축제는 바로 참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시간과 물질을 버리는 것입니다. 또한 오늘은 안희녀 단기 선교사를 아프리카 챠드로 파송합니다.  이것 역시  이방 땅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가장 소중한 것을 버리는 것입니다. 우선 마음껏 젊음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한 가냘픈 자매의 삶이 포기되고, 성도들의 피땀어린 물질과 시간을 함께 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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