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이
가까이 다가오면
멀리서 아련히 들려오는
엄마 발자국 소리에
이미 보름달이
뜨고 지고를
몇 번이고 반복하다
잠이 들어버린다
정작
엄마가 오셨을 땐
기쁜 내색 감추고
아무 말도 잊지 못하다
엄마의 정성과 사랑으로
차린 상 앞에 앉아
그리움에 목이 메여
예쁜 송편이 가시처럼
목구멍에 걸린다
만남도 잠깐
쏜살같이 하루가 지나고
헤어져야 할 시간
엄마에게 잘 가라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흔들고 돌아서자
참았던 눈물이 터지면서
엄마 보고 싶었어
엄마 같이 가면 안돼
가슴에서부터
터져 나오는 큰 소리는
우주를 흔들지만
보고 싶은 마음이
모든 것을 삼켜 버리고
아무 소리 없이
휘영청 보름달만
다음을 기약한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90 | [2016-10-16] 파리에서 문안인사 | 이몽식 | 2016.10.30 | 1683 |
589 | [2016-10-09] 가을바람 | 이몽식 | 2016.10.09 | 1816 |
588 | [2016-10-02] 코스모스 | 이몽식 | 2016.10.02 | 1762 |
587 | [2016-09-25] 가을 하늘 | 이몽식 | 2016.09.24 | 1721 |
» | [2016-09-18] 한 아이의 추석 | 이몽식 | 2016.09.17 | 1778 |
585 | [2016-09-11] 혼인잔치 날을 기다리며... | 이몽식 | 2016.09.10 | 1706 |
584 | [2016-09-03] 죽음 | 이몽식 | 2016.09.03 | 1683 |
583 | [2016-08-28] 하루 만의 기적 | 이몽식 | 2016.08.28 | 1713 |
582 | [2016-08-21] 청년들이 좋다 | 이몽식 | 2016.08.21 | 1689 |
581 | [2016-08-14] 기도시간 | 이몽식 | 2016.08.14 | 1727 |
580 | [2016-08-07] 그늘이 되고 싶다 | 이몽식 | 2016.08.07 | 1708 |
579 | [2016-07-31] 바닷가에 서서 | 이몽식 | 2016.07.31 | 1760 |
578 | [2016-07-24] 당신에 목말라 | 이몽식 | 2016.07.24 | 1749 |
577 | [2016-07-17] 성내천 노을빛에 서서 | 이몽식 | 2016.07.17 | 1749 |
576 | [2016-07-11] 나는 행복한 예배자 | 이몽식 | 2016.07.12 | 1861 |
575 | [2016-07-03] 반년이나 남아 있습니다 | 이몽식 | 2016.07.03 | 1790 |
574 | [2016-06-26] 성육신의 삶 | 이몽식 | 2016.06.28 | 1824 |
573 | [2016-06-18] 소명에서 소명으로 완성되는 삶 | 이몽식 | 2016.06.19 | 1900 |
572 | [2016-06-12] 선교적 교회, 선교적 삶 | 이몽식 | 2016.06.14 | 1916 |
571 | [2016-06-05] 소금 인형 | 이몽식 | 2016.06.08 | 18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