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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2] 그대가 떠난 뒤에는

이몽식 2016.05.22 06:19 조회 수 : 1966

그대가 떠난 뒤로는

유난히 비가 많이 옵니다

별빛이 쏟아지는 하늘에도

달빛에 젖어 있는 구름위에도

밤새 내리는 비는 바람을 적시고 갑니다


화사하게 피었던 꽃들이

밤새 내린 비에 하얗게 땅을 덮어버려

빗물은 봄꽃을 실어 여울로 흘러가고

그리움도 떨어진 꽃에 같이 흘러갑니다


아침에 비가 그치고

빗소리와 함께 나는 그대를 떠나지만

밤새도록 깨어 있던 그리움에

그대는 다시 소리 없이 내 안에 있습니다

그렇게 나는 항상 그대를 떠나지만

그대는 그렇게 이미 내 안에 와 있습니다


그리고 보면

나는 항상 여기서 그대는 항상 거기서

꽃이 피는가 싶다 하면 다시 지는 봄꽃처럼

아름다운 지난날의 짧은 시간을 함께 피고 지며

영원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