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 버린
어머니의 가슴은
내게는 아직도
어린 시절
고향의 산과 강가에서
뛰놀게 하는
마음의 넓은 품입니다
점점
늘어가는 주름살은
한 평생 자식 걱정에
수없이 흘린
눈물만큼이나
깊숙이 파인
지고(至高)한 자식 사랑의
나이테입니다
조금씩
기울어 가는 등은
한 평생 자식을 키우며
감당한 모든 아픔을
천명(天命)으로 받들어
짊어진 수고의 깊이만큼
우리를 세워준
등대입니다
염색에 감추어진
흰머리 백발은
평생을 홀로 사신
외로움의 날들을
오직
자식 사랑으로 삭히며
십자가 아래서
자식을 위하여
빌고 또 빈
기도의 면류관(冕旒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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