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을 보내는
봄비가 내려
가슴을 적신다
내리는 봄비는
대지 곳곳에
조심스럽게
스며들어
긴 겨울 얼어붙은
넓은 마음을
안아버린다
얼은 강물도
봄비와 함께
속삭이며
녹아내려
떨었던 마음의 짐도
유유히
강을 따라 흘러간다
빗방울
닿는 곳 마다
새순 돋는 소리가
그간 못내 목 빼며
기다린 끝에
졸졸졸 귀에 들린다
겨우내
움추렸던 기억들도
맑은 빗소리에 젖어
그리운 가슴에
잔잔히 스며든다
이 봄비 그치면
보리밭 사이로
종달새 우짖고
마음에 아지랑이
피어오르며
봄날을 재촉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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