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타니아
수도 누악소트에서
내륙 신게티까지 오백여킬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오직 한 길이 있어 달렸다
달리는 내내
모든 것을
다 녹여 버릴 듯한
뜨거운 열기에
풀 한 포기 나지 않아
아무 것도 생존할 수 없는
끝없는 사막에 펼쳐진
거대한 모래 산들이
능선으로 이어진 사이로
군데군데
푸른 오아시스 나무가
끈질긴 생명을 유지하며
이 땅의 옛 역사의 찬란함을
말해주는 듯 했다
모래사막을 지나
능선 끝에는
움직이지 않고
기묘한 바위들이 줄지어
웅장한 산을 만들고
사막을 덮어버린
황량한 광야에는
인간역사를 압도하는
신비한 태고(太古)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길이 끊어져
달려간 길 끝 모래마을에는
땅이 하늘과 닿아 있었고
오랜 세월 이 땅에 순응한 사람들의
깊게 파인 얼굴 주름살 사이로
석양을 따라 길게 늘어진
순례자의 마음도 하늘과 닿아 있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2015-08-30] 달려간 길 끝에는 | 이몽식 | 2015.09.05 | 2219 |
530 | [2015-08-23] 아버지의 마음 | 이몽식 | 2015.08.22 | 2316 |
529 | [2015-08-16] 젊음 | 이몽식 | 2015.08.16 | 2331 |
528 | [2015-08-09] 하늘을 보노라면 | 이몽식 | 2015.08.09 | 2410 |
527 | [2015-08-02] 한 여름 묵상 | 이몽식 | 2015.08.02 | 2419 |
526 | [2015-07-26] 비오는 날에 | 이몽식 | 2015.07.26 | 2497 |
525 | [2015-07-19] 아직도 나의 일상은 | 이몽식 | 2015.07.19 | 2666 |
524 | [2015-07-12] 비오는 여름밤 | 이몽식 | 2015.07.12 | 2664 |
523 | [2015-07-05] 당신이 함께 있어 | 이몽식 | 2015.07.05 | 2501 |
522 | [2015-06-28] 작지만 작지 않은 베냉 | 이몽식 | 2015.06.28 | 2569 |
521 | [2015-06-21] 풀잎, 난 네가 좋아 | 이몽식 | 2015.06.21 | 2883 |
520 | [2015-06-14] 내 안에 흐르는 샘물 | 이몽식 | 2015.06.14 | 2766 |
519 | [2015-06-07] 6월의 붉은 장미 | 이몽식 | 2015.06.07 | 2526 |
518 | [2015-05-31] 청춘예찬(靑春禮讚) | 이몽식 | 2015.05.31 | 2590 |
517 | [2015-05-24] 한 송이 수련(睡蓮)처럼 | 이몽식 | 2015.05.24 | 2601 |
516 | [2015-05-17] 아카시아 꽃 | 이몽식 | 2015.05.17 | 2715 |
515 | [2015-05-10] 어머니의 사랑 | 이몽식 | 2015.05.10 | 2766 |
514 | [2015-05-03] 가족(家族)이라는 선물 | 이몽식 | 2015.05.06 | 2846 |
513 | [2015-04-26] 4월에 | 이몽식 | 2015.04.26 | 2746 |
512 | [2015-04-19] 진달래 | 이몽식 | 2015.04.19 | 2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