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잔뜩
찌푸렸던 구름도
가을 하늘에
저리 높이 떠서
무심(無心)히
잘도 흘러가건만
삶의 욕망은
목구멍에 걸린 가시처럼
아직도 남아 있네
여름 태풍도 잠재우고
가을의 대 자연을 풍요롭게
열매 맺게 한 바람도
저리 아무 소리 없이
잘도 흐르건만
지난 아픈 추억은
가슴의 시퍼런 멍이 되어
여전히 멈추어 있네
여름 홍수에 불어난
세찬 물결 다 받아주고
겨울 바다로 가는 강물도
저리 거침없이
잘도 흘러가건만
지나온 삶의 미련은
끈적끈적 영혼에 붙어 있네
세월은
영겁(永劫)을 향하여
저리도 잘 흐르는데
오직 은혜(恩惠)로만 살면서
무얼 연연(戀戀)해 하느냐
흐르는 것만이 산 것이며
흐르는 것만이 풍요로운 것이라
흐르는 구름처럼
흐르는 바람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어서 어서 흘러가라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2014-11-23] 흐르는 삶이 되고 싶어라 | 이몽식 | 2014.11.23 | 3562 |
490 | [2014-11-16] 감사묵상(感謝黙想) | 이몽식 | 2014.11.18 | 3429 |
489 | [2014-11-09] 나를 길들이시는 주님 | 이몽식 | 2014.11.09 | 3644 |
488 | [2014-11-02] 가을이 깊어갑니다 | 이몽식 | 2014.11.02 | 3598 |
487 | [2014-10-26] 주님의 신부(新婦) | 이몽식 | 2014.10.26 | 3751 |
486 | [2014-10-19] 하늘의 위로(慰勞) | 이몽식 | 2014.10.19 | 3629 |
485 | [2014-10-12] 인생이해(人生理解) | 이몽식 | 2014.10.12 | 3583 |
484 | [2014-10-05] 가을 단상(斷想) | 이몽식 | 2014.10.05 | 3558 |
483 | [2014-09-28] 기침 소리 | 이몽식 | 2014.09.28 | 3573 |
482 | [2014-09-21] 재회(再會) | 이몽식 | 2014.09.21 | 3622 |
481 | [2014-09-14] 회개(悔改) | 이몽식 | 2014.09.14 | 3650 |
480 | [2014-09-07] 가을 기도 | 이몽식 | 2014.09.07 | 3665 |
479 | [2014-08-31] 가을 하늘 | 이몽식 | 2014.08.31 | 3599 |
478 | [2014-08-24] 가을 입문(入門) | 이몽식 | 2014.08.24 | 3592 |
477 | [2014-08-17] 죽도록 사랑 | 이몽식 | 2014.08.17 | 3592 |
476 | [2014-08-10] 첫 사랑 | 이몽식 | 2014.08.10 | 3596 |
475 | [2014-08-03] 장모님 팔순감사예배 | 이몽식 | 2014.08.03 | 4141 |
474 | [2014-07-27] 비에 젖은 그리움 | 이몽식 | 2014.07.27 | 3488 |
473 | [2014-07-20] 강가에서 | 이몽식 | 2014.07.20 | 3189 |
472 | [2014-07-13] 강물에 내린 그리움 | 이몽식 | 2014.07.13 | 3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