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달에 MBC 다큐 ‘남극의 눈물’을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그 중에 남극의 신사라고 불리는 황제 펭귄이 알을 낳아 기르는 모습은 정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지금도 그 장면을 생각하니 가슴이 달아오릅니다. 황제 펭귄은 새끼를 낳으려고 자신이 알에서 태어난 곳을 찾아 먼 여행을 시작합니다. 그 거리가 약 150 킬로미터를 걸어서 도착하여 짝짓기를 하여 암컷이 두 달 후에 알을 낳습니다. 그러면 암컷은 수컷에게 알을 맡기고 먹이를 구하기 위해 바다를 향해 약 4개월간의 100 킬로미터의 먼 여행을 다시 시작합니다. 알에서 깨어나 새끼가 나오면 먹이를 준비하려고 그 먼 바다를 향해 가는 것입니다. 그사이 알을 부화시키는 일은 수컷의 차지입니다. 수컷들은 정성스레 알을 품에 안고 알에서 새끼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립니다. 이 때 혹한 추위 속에 살아가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이 허들링입니다.
남극의 겨울은 영하 50도-60도 내려가고 태양은 지평선 언저리에 한 두 시간 모습을 비췄다가 이내 사라집니다. 눈과 얼음 외에는 없는 곳에서 차가운 눈 폭풍이 몰려 올 때는 그 어떤 생명체도 살아남을 수 없는 추위가 시작됩니다. 이 때 살아남기 위해 수컷들은 알을 품고 수많은 펭귄들이 군락을 이루어 가까이 모여 드는 것이 허들링입니다. 이때도 수컷들은 알이 떨어질까봐 얼마나 조심스럽게 움직이는지 모릅니다. 알이 바닥에 떨어져 1분만 지나면 얼어 죽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그냥 모이는 것 같지만 거기에는 정말 그들만의 외부에서 몰아치는 세찬 바람과 눈보라를 이기는 특이한 방법이 있습니다. 두 발위에 알을 품은 채 수천마리의 황제 펭귄들이 뛰뚱거리며 서식지에 모여들면 1평에 약 10마리가 들어설 정도로 빽빽한 군락을 이룹니다.
그리고 시속 100 킬로미터를 넘다드는 눈 폭풍 속에서 서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부대끼며 안에 있는 펭귄들이 몸이 덥여지면 그 자리를 내어주고 밖으로 이동하고, 바깥에서 눈 폭풍을 몸으로 막아낸 펭귄은 따스한 안쪽으로 들어옵니다. 마치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중앙에서 가장자리로 이동하면서 이것을 반복하여 움직입니다. 거대한 허들링의 행렬에서 아무도 망설이거나 주춤거리지 않습니다. 이렇게 알을 품고 허들링을 하는 동안 수컷은 아무 것도 먹지 못하여 몸무게가 반으로 줄어드는 고통을 감수합니다. 황제 펭귄은 그 혹한의 추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서로 연대하여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 터득한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과연 사람은 어떤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황제 펭귄의 허들링은 서로의 약점을 물고 뜯고 비난하는 오늘의 인간사회가 정말 배워야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교회 공동체가 정말 가지고 있어야 될 모습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예수 믿기 전 우리는 혈연이라는 가족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믿고 나면 예수의 피로 맺어진 가족이 생깁니다. 바로 교회 공동체입니다. 교회야 말로 예수의 피로 인하여 맺어진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세상 속에서 교회가 가지는 매력은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이 공동체의 사랑 때문입니다. 황제 펭귄이 새로운 생명을 얻기 위해 사랑과 희생을 아끼지 않는 것처럼 교회도 이 사랑의 힘에 사람들이 끌려와서 복음을 듣고 생명이 탄생되는 곳입니다. 오늘날의 교회가 생명력을 잃은 것은 개인주의라는 세파가 몰아치면서 가족 사랑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회복되는 것은 바로 예수의 피로 맺어진 한 가족의 영성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우리 각자가 황체 펭귄처럼 기껏이 서로를 위해 허들링을 해 줄 수 있다면 주향한 교회는 새롭게 회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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