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장애인 강영우 박사가 지난 달 23일 68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강영우 박사는 중학교 시절 실명하였으나 실명을 극복하고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큰 아들 진석씨는 하버드대를 나온 안과의사로, 둘째 아들 진영씨는 듀크대 법학전문대학을 나와 오바마 대통령 특보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시각 장애인 박사로 미국 백악관 국가 장애 위원회 정책차관보까지 지낸 그가 지난달 언론을 통해 그가 한 달 밖에 살지 못한다는 췌장암 선고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세상을 이별하는 글을 써서 보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 적시기도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떠났다는 아쉬움에 마음이 저렸습니다. 그의 책과 간증을 읽고 들을 때마다 실명의 시련을 믿음으로 극복하여 우리에게 많은 용기와 힘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간증을 들을 때 마다 두 눈 멀쩡하게 뜬 우리들의 모습이 부끄러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삶을 마무리하면서 쓴 3통의 편지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무엇으로 살았는지 보여주는 신앙고백서였습니다. 즉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이었습니다. 우리도 떠나는 날 강영우 박사처럼 하나님의 은혜로 이웃과 가족을 사랑했다는 고백으로 마무리할 있다면 진정 하나님의 사람으로 산 것입니다.
지인들에게 쓴 편지
(중략)두 눈을 잃고 저는 한평생을 살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늘 여러분의 곁에서 함께하며, 이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은 마음은 무엇보다 간절하나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최근 여러번 병원에서 검사와 수술, 치료을 받았으나 앞으로 저에게 허락된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이 의료진들의 의견입니다. 여러분들이 저로 인해 슬퍼하시거나, 안타까워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것이 저의 작은 바램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누구보다 행복하고 축복받은 삶을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끝까지 하나님의 축복으로 이렇게 하나, 둘 주변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할 시간도 허락받았습니다. 한분 한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하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점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으로 인해 저의 삶이 더욱 사랑으로 충만하였고, 은혜로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12월 16일 강영우 드림
사랑하는 아내에게
당신을 처음 만난게 벌써 50년전입니다. 햇살보다 더 반짝반짝 빛나고 있던 예쁜 여대생 누나의 모습을 난 아직도 기억합니다. 손을 번쩍 들고 나를 바래다주겠다고 나서던 당돌한 여대생, 당신은 하나님께서 나에게 보내주신 날개 없는 천사였습니다.(중략) 시각 장애인과의 결혼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준 당신이 고맙고, 이렇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나와 항상 같은 곳을 보면서 함께 해준 당신이 고맙습니다. (중략) 미안합니다. 더 오래 함께 해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내가 떠난 후 당신의 외로움과 슬픔을 함께 해주지 못할 것이라서... 당신의 있었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습니다. 나를 늘 당신을 이끄는 등대라 불러주던 당신, 그런 당신의 나의 어둠을 밝혀주는 촛불이었습니다. 아직도 봄날 반짝이는 햇살보다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당신을 가슴 한가득 품고 떠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 진석과 진영에게
이제 너희들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중략)내가 너희들을 처음 품에 안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너희들과 이별의 약속을 나눠야 할 때가 되었다니 좀 더 많은 것을 나누고, 좀 더 많은 것을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온다. 하지만 너희들이 나에게 준 사랑이 너무나 컸기에, 그리고 너희들과 함께한 추억이 내 맘속에 가득하기에 난 이렇게 행복한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단다. 해 보기도 전에는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나의 말을 가슴 속 깊이 새긴 채로 자라준 너희들이 고맙고, 너희들의 아버지로 반평생을 살아왔다는게 나에게는 축복이었다. 내가 떠나더라도 너희들은 혼자가 아니기에 너희들 곁에 사랑하는 사람들이
늘 항상 함께 할 것이기에 아버지는 슬픔도, 걱정도 없다. 나의 아들
진석, 진영이를 나는 넘치도록 사랑했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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