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2-10]매일 한 번씩 십자가를....

관리자 2012.03.25 04:20 조회 수 : 6012

2012년 사순절이 재의 수요일인 지난 2월 22일 시작되었습니다. 4월 8일 부활절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동안 지킵니다. 40이라는 숫자는 신구약 성경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출애굽 이후 겪은 광야 생활 40년과 예수님이 공생애 시작 전에 행하신 40일 동안의 금식과 시험받으신 사건등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사순절은 고난주간의 연장으로 근본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을 기억하는 절기입니다. 이 절기에는 세가지 전통이 있습니다. 첫째는 재의 수요일에 교회에 가서 재를 발랐습니다. 이것은 인간은 본질적으로 죄인이라는 사실과 그리고 죄의 결과로 죽어 재로 변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둘째, 금식을 했습니다. 금식은 인간의 가장 강렬한 본능인 식욕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고난에 동참하는 행위입니다. 금식을 통하여 절제를 배웁니다. 물론 여기에는 무절제한 성적 욕망도 포함됩니다.

 

셋째, 구제와 선행에 힘을 썼습니다. 금식이 식욕이라는 인간 본능을 억제하는 것이라면, 구제와 선행은 자기와 자기 가족만을 위한 생존 본능을 제어하는 신앙 자세입니다. 즉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통하여 너와 공동체를 배려하는 삶을 배웁니다. 이런 교회의 전통은 한 마디로 자기 부인과 부정을 통한 고난의 영성을 훈련하는 시간입니다. 사순절을 이렇게 지키는 이유는 바로 십자가 사건 때문입니다. 즉 예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십자가를 지시고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고난당하시고 피 흘리시고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그 십자가에서 죽으신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가 생명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사순절의 전통이 종교적 계율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이런 사순절 전통은 바른 십자가 영성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즉 십자가의 의미도 모르면서 단지 재에 이마에 바르거나 매일 한 끼씩 금식을 한다거나 구제나 선행을 하는 일은 그저 종교적 습관이나 교양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순절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십자가의 영성을 가지는 것입니다. 십자가 영성이란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보여주신 사랑과 용서와 은혜를 깨닫고 실천하는 삶을 말합니다. 종교적 계율로서 형식이 아니라 십자가가 내 삶의 인격과 삶의 내용이 되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십자가의 영성은 하나님 앞에 우리가 바로 서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신 것은 하나님 뜻에 대한 철저한 순종이었습니다. 십자가의 고난은 고행이나 자학과 다릅니다. 오직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려고 할 때 지불되는 대가입니다.

 

지난 주간에 목사는 2012년도 사순절을 놓고 기도하면서 새로운 감동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주향한 교회가 사순절을 통해서 바른 십자가 신앙의 회복이라는 열망을 주신 것입니다. 의외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예수의 십자가를 잊거나 잃어 버렸습니다. 물론 교리적으로는, 입으로는 십자가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인격과 삶 속에 살아 있어야 되는 삶의 능력을 잃어버렸습니다. 요즘 세속의 거센 물결 앞에 하나님 나라 안에서 누리는 진정한 의와 평강과 기쁨을 상실한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삶의 능력은 십자가에서 온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십자가 영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번 사순절기 내내 적어도 하루에 한 번씩 십자가를 묵상하고 붙드는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십자가 영성을 위해서 의식적으로 하루에 한번 이상은 주님의 십자가 앞에 나가 자신을 내려놓고, 내게 십자가의 의미가 무엇인지 성령님께 묻는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