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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51] 네번째 동방박사

관리자 2007.12.23 07:34 조회 수 : 6115 추천:28

전설에 의하면 별을 보고 따라간 박사가 세 사람이 아니라 네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의 이름은 알타반이라고 하는데 그들은 함께 천문학을 연구하다가 문득 광명한 별이 나타남을 보고 메시야의 탄생함을 깨닫고 그분께 경배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각기 흩어져 여행을 준비하고 또 왕께 드릴 예물을 준비해서 한 장소에서 만나 순례의 길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살고 있던 페르시아와 유대 나라 사이는 무려 2000리나 되는 먼 거리였기 때문에 저들은 따로 여행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알타반이 왕께 드릴 예물인 청옥과 루비와 진주를 준비해 약속 장소로 가고 있는데 유브라데 강을 건널 무렵 한 종려나무 아래 쓰러져 있는 환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아마 순례자로서 강도를 만난듯이 모든 것을 빼앗기고 사경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알타반은 갈 길이 바빴지만 그에게 약을 발라주고 안전한 곳으로 옮겨 놓은 다음에 갖고 있던 빵과 약을 모두 그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약속장소에 도착해보니 세박사는 이미 떠나고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하는 수없이 혼자서 온갖 고생하면서 예루살렘에 찾아 갔지만 친구들은 이미 그곳을 들렸다가 아기 예수님께 경배하고 꿈에 천사의 지시대로 다른 길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베들레헴에 가보니 아기 예수님도 헤롯의 공격을 피해 어머니 마리아와 요셉과 함께 애굽으로 피난을 떠난 뒤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베들레헴에서 아기 예수가 어디 계시는가를 찾고 있을 때, 한 여인의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급하게 비명 소리가 난 곳을 둘러보니 그곳에 한 여인이 젖먹이를 가슴에 안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한 군인의 칼이 그 어린 생명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두 살 아래의 모든 아이들은 전부 죽이라는 헤롯왕의 명령을 받은 군인들이 아이들을 마구 죽이고 있었습니다. 알타반은 황급히 청옥을 그 군인에게 내어주면서 그 아이를 살려 줄 것을 간청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와 어머니를 피신시켜 주었습니다. 이렇게 왕께 드릴 보석을 써 버리고 그 아이를 구한 알타반은 하나님께 용서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 후에 아기 예수님을 찾아 애굽으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애굽의 이곳 저곳을 찾아 헤매던 알타반은 빈민촌, 노예시장, 사막 등을 두루 다니다가 여러 명의 불쌍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돕기 위해 가지고 있던 루비를 팔았습니다. 그러나 뒤늦게 예수님께서 다시 유대나라로 돌아갔음을 알게 된 알타반은 다시 길을 떠나게 되었고 그러는 사이에 이미 33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33년을 헤매면서도 마지막 보물인 진주만은 꼭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만은 꼭 왕을 발견해 드려야겠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다시 예루살렘에 돌아왔을 때, 자기가 33년 동안이나 찾아 헤매던 그 왕께서 십자가를 지고 가신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가진 진주로 왕을 속량하리라 생각을 하고 달려갔는데 바로 그때 그의 눈에 빚 때문에 팔려가는 한 불쌍한 소녀가 보였습니다. 아버지의 빚 때문에 노예로 팔려가는 애절한 그 소녀의 모습에 그는 결국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던 진주를 그 주인에게 쥐어 줘서 그 소녀를 속량하고 구출해주었습니다.

이제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알타반이지만 그의 마음속에 일찍히 경험해 보지 못한 마음의 평화가 깊이 스며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늙고 지친 알타반은 그만 땅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하늘에서 어떤 음성이 들려왔고 알타반은 그 음성에 화답하듯이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주님, 제가 언제 굶주린 당신에게 먹을 것을 드렸습니까? 언제 목마른 당신에게 마실 것을 드렸습니까? 언제 낯선 당신을 보고 안으로 맞아 들였습니까? 제가 언제 벌거벗은 당신에게 입을 것을 드렸습니까? 병들어 누워 있는 당신, 감옥에 갇힌 당신에게 언제 찾아갔습니까? 33년 동안 저는 당신을 찾아 다녔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얼굴을 본 적도 없으며 섬겨 드린 적도 없습니다. 나의 왕이시여.” 알타반이 말을 멈추자, 다시 하늘에서 소리가 드려왔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내 아버지께 복받을 자, 알타반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를 위해 예배된 나라를 상속하라”는 주님의 음성이, 그렇게도 만나 뵙기를 소원했던 주님의음성이 그에게 들려왔습니다. 죽어 가는 알타반의 얼굴 위로 놀람과 기쁨의 광체가 잔잔히 떠올랐습니다.

네 번째 동방박사 알타반, 그는 이 세상에서 예수님을 만나려고 먼 길을 찾아 헤매었으나 직접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곳이든, 어느 순간이든지, 주님이 하셔야 할 일을 대신해 수행했습니다. 주님을 대신해 부상당한 자에게 모든 것을 주며, 예수님 때문에 죽임을 당할 뻔했던 어린 아이의 생명을 주님께 드릴 보배로 찾았으며, 가난 속에서 노예로 팔려가는 소녀에게 주님께 드릴 마지막 선물을 제공함으로써 그는 이 땅에서 자신의 사명을 다했습니다. 그는 갖고 있던 모든 것을 작은 자들에게 내어줌으로써 마침내 왕을 만났던 것이었습니다. 알타반의 이야기는 성탄의 계절에 오시는 주님을 진정 어떻게 모시는 것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새롭게 해주시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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