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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하시지요? 아틀란타에서 문안드립니다.(3)

김은희B 2009.08.31 03:04 조회 수 : 18369 추천:64

근 한달여 만에 다시 소식을 전합니다.
이곳 날씨는 갑자기 가을로 들어선것 처럼 쓸쓸함이 느껴지는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어찌나 한국의 전형적인 가을 날씨와 똑같은지...
늘 청년같은 목사님과 성도님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 꼬박 두달이 되었는데, 몇년은 지난것 같은 익숙함이 한국에서의 삶과 아주 비슷합니다.
이곳에 오면 좀 여유있고, 한가하게 주님만(?) 묵상하며 지낼 줄 알았는데, 한국에서 보다 더 분주한 삶이 저를 벌써 지치게 만듭니다.
이곳 아이들은 7시30분까지 학교에 갑니다. 그래서 5시 40분쯤 일어나 밥을 하는데, 앞으로는 5시에 일어나 기도하고 QT하고 하루를 시작하려 합니다. 다음주 부터는 QT나눔 모임을 동네 엄마들과 하기로 하였습니다. 제일 의미있는 모임이 될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저도 지난주 부터 바이올린 레슨을 다시 받고 있습니다. 제가 돌아갔을 때 주향한 교회에 오케스트라가 생겼으리라 기대하며 더욱 분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주간은 노트북 때문에 너무 힘들었습니다.
월요일 부터 화면이 나오질 않아 설교 말씀도 못듣고 컴퓨터 안에 중요한 데이터도 너무 많아서 고치러 AS센터를 갔더니 수리비가 시간당 65불이고 부품비는 별도라서 최소한 300~700불은 든다고 하더라구요. 한국같으면 무상으로도 했을텐데...
하여튼 너무 비싸서 어떻든 제힘으로 해보려 아무리 이방법 저방법 써봐도 안되고 시간만 목요일까지 허비했습니다. 정말 한국이 그리웠습니다. 결국 한국에 보내 무상수리받기로하고 어제 우체국택배로 한국에 보냈습니다.
이곳의 PC들은 한글 자판이 없어서 읽는 것은 얼마든지 되지만, 쓸수가 없습니다. 다행히 윤집사 노트북으로 급한 업무는 처리하지만, 학교에 가지고 다니니 제가 답답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고, 중요한 자료들이 혹시 손상됐을까 염려가 됐습니다.
인터넷으로 수시로 듣던 목사님 말씀을 들을 수 없는 것이 제일 안타까운데, 이번 일로 깨달은 것이 있다면
제가 먹여주는 밥만 먹고, 제 스스로 챙겨 먹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혼자서 QT하는 것이 귀찮아 새벽말씀 설교 듣는 것으로 대신하며 만족해했던 제 모습을 주님께서는 원치 않으신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제는 설교말씀 못 듣고 저 혼자만의 창의적인(?) QT를 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목사님 설교말씀에 환경에 지배를 받는다면 나는 아직 육에 속한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이번일을 계기로 제가 육에 속한 사람임을 다시한번 절실히 느꼈습니다. 염려와 걱정으로 제속에 기쁨이 없었음을 회개했습니다. 아무리 기뻐할려고 해도 기뻐지지가 않고 육신의 고단함과 겹쳐서 더 피곤할 따름이었습니다.
이깟 컴퓨터 조차에도 내 마음을 지킬 수 없었던 것이 제 영성이었던 것입니다. 속지 말아야겠습니다. 난 예배잘 드리고 주님을 늘 생각한다고 교만떨던것이 단번에 회개가 되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곳 생활의 편리함과 풍요로움에 제 마음을 놓아버린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영적으로 무장되지 못하면 아무 기쁨이 없음을 다시한번 깨닫습니다.
어제부터 이곳 교회에서 성품세미나를 합니다. 한국에서 오신 이영숙박사님께서 하시는 세미나인데, 제게 감사가 형식적이었음을 기쁨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었음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온 후 벌써 부흥회와 세미나와 각종 성경공부로 많은 지식적 경험을 합니다만, 제가 예배자로 설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주일 오전예배 한번 뿐이라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하나님 앞에 예배자로 선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며 기쁜일인지 새삼느끼며, 내일 예배에도 함께 하실 주님을 기대합니다.
평안하시고 늘 기도로 무장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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