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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2] 가을비

이몽식 2024.09.22 21:42 조회 수 : 0

끈적거리는

여름을 말끔히

털어 버리며

무더위를 쫓아내는

가을비가 세차게 내린다

 

더위에

밀려났던 가을이

정신 번쩍 들도록

굵은 빗줄기로

계절을 재촉한다

 

짧아진 가을의

아쉬움을 아는 듯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그리움만 남기고

아픈 옛 흔적들을

다 씻어 버리도록

대지를 덮어 버린다

 

이제 곧

물들고 낙엽지고

열매 맺도록

지나간 자리에

햇살 머금은 비가

가슴에 물을 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