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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쓰는 편지...

박성범 2006.05.06 10:40 조회 수 : 25191 추천:144

작년 어버이날에 엄마에게 썼던 편지입니다.

엄마에게...

엄마~!!! 철 없는 아들이 어버이날이라고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내가 꼬맹이였을 때 엄마는 무서운 분이셨지요. 할머니 밑에서 자라는 내가 버릇 없어질까 나에게 무섭게 대하는 엄마를 나는 혹시 우리 엄마가 내 진짜 엄마가 아닌가? 라고 의심하기도 했지요.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엄마는 선생님이셨죠. 받아쓰기를 30점 맞아온 것을 보고, 안되겠다 생각하셨는지 100점 상품을 짜장면으로 걸어놓고 엄마와 같이 쓰기 공부를 하던 시간들이 생각나네요.

중학생이 되었을 때 엄마는 잔소리꾼이셨죠. 도무지 내가 뭐 그리 잘못한 일이 많은지... 앉아서 꾸중 듣던게 생각나네요. 제 반항심과 교만을 누르려던 엄마의 의도였단걸 깨닫습니다.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엄마는 나에게 너무나 무력한 분이셨죠. 방황하고 반항하는 나를 두고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어하는 엄마의 모습... 내가 아버지를 원망하고 싫어하는 말을 내뱉을 때에도 나를 그냥 다독거려주기만 하던 엄마의 모습은 그냥 무엇이든 받아주려는 인자한 어머니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내가 미친 듯이 화를 낼 때에도 내 안에 무슨 상처와 아픔이 있는 것을 아시고 그걸 감싸앉는 엄마의 모습이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학교에 들어가 기숙사에 있을 때 엄마는 내가 누리던 모든 편안한 생활의 상징이었습니다. 집에 들어가면 밥을 해주는 사람이 있고, 학교 갈때 갖고 갈 것을 챙겨주는 사람이 있고, 빨
래도 해주고 교복 셔츠도 때에 맞춰 다려주시는 엄마는 식당, 세탁소, 세탁기등등 모든 내 생활의 편리함을 만들어주는 사람이었던 걸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편하게 살았던 것이 결국 나를 사랑하는 어머니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걸 비로소 알게 된 처음 순간이었습니다.

군대에 갔을 때, 엄마는 내 모든 그리움의 상징이었습니다. 훈련소에 있을 때 처음으로 온 엄마의 엽서에 써있던 몇 글자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릴 때... 강원도 산골 추운 겨울 총을 메고 한밤 중에 근무를
설 때 속으로는 온통 엄마 생각 뿐이었을 때... 휴가에서 복귀할 때 나를 부대 앞까지 마중하시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시던 어머니의 초라한 뒷 모습에서... 내가 생각하는 포근함과 따뜻함 그리움...

그러한 모든 것들이 모두 엄마라는 이름 속에 담겨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엄마 엄마 엄마... 엄마와 함께 따뜻한 밥을 해먹던 시간들이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걸 깨달은 때였습니다.

엄마~ 지금도 엄마와 같이 하고 있지는 못하죠. 그리고 여전히 철없는 엄마의 외아들입니다. 어제도 엄마에게 어버이날 선물은 커녕... 전자사전을 사달라고 했죠. 엄마는 내가 필요하다는 건... 뭔지도 모
르고도 사주시는 분이시지만요. 엄마 사랑합니다. 하나님께서 엄마와 나를 모자의 관계로 만들으셔서 내가 엄마의 아들이 되었다는 걸 감사드립니다. 내가 받은 큰 복이 우리 엄마를 나에게 주셨다는 것도
모르고 내 부족함을 불평하고 원망하던 철없던 시간들이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아버지는 병으로 누워계시고 혼자서 어렵게 식당을 하시며 동생과 저를 키우실 때도 제 밥 한번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챙겨
주시던 엄마였습니다. 그런 수고로움과 희생도 모르고 불평만 하던 저였기에 제가 참 철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이 세상에서 엄마에게 받은 것을 갚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겁니다. 그래도 엄마의 사랑에 대한 보상으로 엄마에 대한 사랑을 말하고 싶네요.

엄마...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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