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외롭고 쓸쓸함에

서러워하지 말고

지금 여기에 만족하고

홀로 있음에 자유를 누리고

문득 문득 허무함이 찾아올 때

지나온 삶을 인도하시고

앞으로 인도하실 주님께

감사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몸이 아프다고 눕지 말고

매일 걷고 또 걸으며

낮에 몸을 많이 움직이고 괴롭혀

밤에는 일찍 깊은 숙면을 취하고

식탐과 쾌락과 명예욕을 버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누리게 하소서

내 인생만 유독 아픔이 많았다고

원망과 불평의 긴 한숨 쉬지 말고

찾아오는 늙음과 병듦을

온유한 마음으로 너그러이 바라보며

누구의 말에 참견하지 말고

어린 아이 말에도 경청하며

계속 배움과 나만의 취미생활을 찾아

모든 상황에 긍정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살아온 세월을 비관하지 말고

나답게 만들어준 연륜에 감사하며

아직도 은총의 남은 날을 계수하여

매일 말씀과 기도로 주님과 동행하고

은퇴 없는 노년의 소명을 새롭게 하여

이웃을 사랑하며 축복하며 섬기고

곧 닥칠 죽음이 두려움이 아니라

주의 품에 안길 영원을 준비하여

지금까지 살아온 날 보다

남은 날들이 더욱 아름답게 하소서